
가톨릭 출판사인 생활성서사에서 나온 이나미 박사의 책이다. '심리학자 이나미가 만난 교회의 별들'이라는 부제에서 짐작할 수 있듯, 심리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가톨릭 성인들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에 실린 성인 대부분이 세례명으로 익숙한 이름이었는데, 성당에서 형제자매님의 세례명을 쉽게 부르면서도 성인들의 삶과 신앙생활이 대해 깊이 알아본 적은 없었다. 보통의 가톨릭 신자가 성인의 삶과 헌신에 대해 가장 관심이 많을 때는 세례받기 전, 본명을 지을 때 아닐까? 써놓고 보니 반성이 된다. 이후에는 아무래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정보 외에는 적극적으로 성인들의 삶에 관심을 기울여 탐색하는 일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이런 나도 아이들의 세례명을 지을 때만큼은 정말 열심히 공부를 했는데, 그때 이 책을 미리 읽었더라면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 다시 말하자면 세례명을 고민 중인 분들이 읽으면 정말 좋을 것 같은 책이기도 하다.
책을 읽기 전에는 위인전을 읽는 기분이 들 것 같았는데 막상 읽기 시작하니 영혼을 치유하는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세속적인 것에서 벗어나 진정한 가치를 추구하는 삶을 접하니 자잘한 욕망에 휘둘리며 요란법석을 떨면서 살고있는 스스로의 일상을 돌아보게 되었다. 절로 참회가 되었다.
주일에 성당을 가면 영혼을 정화시키는 느낌이 들곤 했다. 저울의 영점을 맞추듯 때묻은 마음을 깨끗하게 세탁해 다시 시작할 흰 바탕을 만드는 의식 같았다. 이 책을 통해 여러 성인들의 삶을 접하며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사람은 왜 사는가? 고작 부자가 되는개 꿈인가? 라고 묻는다면 망상에 빠져 현실감각 떨어지는 사람 취급을 받겠지만, 이 책을 읽으며 새삼 삶 전체를 바쳐가며 추구해야할 가치에 대해 고민해보게 되었다. 왜 사는가... 어떻게 살 것인가.
'그가 작은 자아를 버리고 큰 자기를 선택했다는 사실도 거의 백 년이 지난 지금, 사뭇 다르게 다가온다. '먹고, 마시고, 소비하라!'라는 구호가 마치 행복의 주문처럼 떠도는 시대다. 끝없이 먹고 버리는 TV 프로그램을 보다가 기아에 시달리는 아이의 뼈만 남은 몸을 영상으로 보고서도 무덤덤하다. 물건과 돈은 이제 수단이 아니라 삶의 의미이자 목표이고, 숭배의 대상이 되었다. 세상에, 꿈이 백억 벌기, 빌딩 주인이라니. 그 속에 도대체 어떤 가치와 사랑이 들어 있는가. 성공, 명예, 사랑 등등 자아의 욕망에 충실하다 다른 사람들을 해치거나 아프게 해도 죄의식까지 없어져 가는 것 같다. 자아 콤플렉스 혹은 자아 원형에 사로잡혀 '참자기'와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자아 콤플렉스를 만족시켜 줄 재산과 명예와 지식이 차고 넘쳤지만, 이기적인 욕망의 노예가 되지 않고 더 크고 높은 신과의 일치를 추구한 푸코 같은 인물이 그래도 어딘가에서 조용히 삶과 사람을 사랑하고 있을 것이라 믿고 싶다.
필자 역시 속되고 비본질적인 고민으로 시간을 낭비할 때가 많다. 죽기 직전이 되어서야, "내 이럴 줄 알았어."하고 바보처럼 과거를 안타까워하며 후회의 감정속되고 비본질적인 고민으로 낭비하는 시간... 죽기 직전이 되어 후회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 보다 중요한 가치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 속의 성인들은 세속을 초월한 삶, 고된 와중에도 타협이 없다. 호화롭지도 수월하지도 위대하지도 않은 길이지만, 내겐 그 길이 어느 부유한 이의 편하고 화려한 삶보다도 더 아름답고도 호화롭게 느껴졌다. 자신의 인생을 자신이 선택한대로 묵묵히 꾸려나간다는 것. 기꺼이 살아내고, 기꺼이 순교한다. 많은 것을 갖고도 더 많은 것을 욕망하며 번뇌를 자처하는 현대인들의 사고를 전환시켜줄 수 있는 귀한 책이었다.에 휩싸이고 싶지 않다. 낡은 은수자의 옷을 입은 푸코의 빛나는 미소를 내 마음 속에 꼭 안고 살다 보면, 허상을 붙잡고 하루하루 불안에 쫓기는 내 몸과 마음이 그나마 조금 덜 병들 것도 같다.'
속되고 비본질적인 고민으로 낭비하는 시간... 죽기 직전이 되어 후회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 보다 중요한 가치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 속의 성인들은 세속을 초월한 삶, 고된 와중에도 타협이 없다. 호화롭지도 수월하지도 위대하지도 않은 길이지만, 내겐 그 길이 어느 부유한 이의 편하고 화려한 삶보다도 더 아름답고도 호화롭게 느껴졌다. 자신의 인생을 자신이 선택한대로 묵묵히 꾸려나간다는 것. 기꺼이 살아내고, 기꺼이 순교한다. 많은 것을 갖고도 더 많은 것을 욕망하며 번뇌를 자처하는 현대인들의 사고를 전환시켜줄 수 있는 귀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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