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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의 진리와 자유로운 삶으로의 초대!

"형제 여러분, 여러분은 자유롭게 되라고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다만 그 자유를 육을 위하는 구실로 삼지 마십시오. 오히려 사랑으로 서로 섬기십시오.”(갈라 5,13)

갈라티아 서간은 초대교회 때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리스도교의 교리나 교의를 정립하고 확증하는 데에 기여한 바가 매우 컸고, 그리스도교 신학 사상의 발전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또한 신학적으로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 있으며 바오로 사도의 깊은 통찰력과 열정적인 감정도 풍부히 담고 있어, 바오로 친서의 백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바오로는 ‘복음의 진리’가 왜곡됨으로써 위기를 겪던 당시 갈라티아의 여러 교회를 바르게 세워 ‘복음의 진리’에 따라 그리스도 안에서 친교를 나누며 일치를 이루도록 서간을 통해서 가르치며 촉구하고 당부하고 있는데, 따라서 갈라티아 서간은 오늘날 ‘갈라진 그리스도교회들(가톨릭교와
개신교의 여러 종파들)’로 하여금 참으로 회개하고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진솔하게 친교를 나누며 일치를 이루고 함께 쇄신하도록 촉매제 역할을 하는 중요한 경전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말로 쓰인 마땅한 갈라티아 서간의 주해서가 없던 터에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갈라티아서의 모든 것』 의 출간은 뜻깊지 않을 수 없다.
필자는 갈라티아 서간이 가지는 중요한 의미를 보다 많은 사람이 공감하도록 가능한 전문 용어들을 피하고 성서주석학적 문제점들이나 논쟁들은 과감하게 지양하면서 그 대신 본문의 구절구절을 처음부터 끝까지 심도 있게 주석하려고 힘을 쏟았고 신학 사상도 간략하게 열거함으로써 주요 메시지를 체득하는 데에 도움을 주려고 힘썼다.
필자의 이러한 노고는 바오로 사도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그 의미가 이 책을 읽는 모든 이에게 올바르게 전달됨으로써 ‘그리스도의 복음’에 충실한 그리스도인으로서 자유롭고 기쁘게 살아가는 데에 도움이 될 거라 믿는다.

[책속에서]
성경에서 일반적으로 말하는 ‘자유’는 한마디로 어떤 굴레에서 해방되어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은혜로운 삶, 곧 하느님께서 베푸신 인간 구원을 가리킨다. 특히 바오로는 당시 유다이즘과 헬레니즘의 여러 개념을 빌려 하느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룩하신 인간 구원을 다양하게 표현했는데, 자유는 그 개념들 가운데 하나이고, 주로 갈라티아 서간과 로마 서간에서 빈번하게 언급된다. 바오로가 가장 깊게 유념한 자유는 율법과 할례에서 벗어난 자유요(2,4; 5,1; 로마 7,3; 8,2) 죄와 죽음으로부터의 자유라고 말할 수 있는데(로마 6,18.22; 8,21), 그리스도인들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으로 이미 자유를 누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갈라티아 서간에서는 특히 하느님의 권능과 위력이 드러나는 복음과 대립되는 율법(율법의 부정적인 역할과 기능)과 관련하여 자유의 의미와 목적이 언급된다. 자유는 율법의 저주에서 사람들을 속량하여(3,13) 믿음으로 의롭게 되도록 해 준 그리스도를 통해(2,16) 율법에 대한 집착과 율법 준수의 강요(굴레)로부터 벗어나 성령의 인도를 받아 그리스도의 복음에 대한 믿음과 하느님의 은총으로 이루어지는 의화와 구원에 직결된다는 것이다(5,1-6,10). 이것은 율법에서 해방된 자유와 구원을 가리키는데, 하느님의 의로움이 율법과 상관없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나타났다(2,15- 3,29)는 복음 선포로써 그리스도 안에서 누리는 자유(2,4)로 더욱 부각된다. 특히 성령의 인도에 따라(5,5.16-18) 사랑의 차원에서 서로 섬기고 봉사하는 자유라는 점이 강조된다(5,1.13-14).


바오로는 이런 자유를 그리스도의 복음이 전하는 ‘복음의 진리’로 선포하고 복음의 진리인 자유가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의 인도를 받아 올바르게 실행될 수 있도록 갈라티아 신자들을 가르치며 당부한다(1,6-7; 2,4-5). 이 자유는 율법의 굴레에서 벗어난 자유이기는 하지만, 사랑의 계명인 그리스도의 율법을 지키고 완수하는 자유이다(5,13; 6,2-10).
이는 그리스도인들이 누리는 참된 자유를 말해 주는데, 한마디로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며 순종하고 성령의 인도를 받아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으로 서로 섬기고 봉사함으로써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가운데 유지되고 확증될 수 있는 해방과 자유라는 것이다.
-Ⅰ.갈라티아 서간의 개요 / 3) 복음의 진리와 자유, p.23


신약 성경 신학에서 독보적인 의미와 가치를 지닌 이른바 바오로의 의화론, 즉 하느님 께서 당신의 의로움을 드러낸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을 당신의 은총으로 의롭게 하신다는 가르침은 갈라티아 서간과 로마 서간의 근간을 이룬다. 그러나 갈라티아 서간은 로마 서간보다 먼저 기록되었기 때문에 의화에 관한 기본 가르침은 갈라티아 서간에 있다. 달리 말하자면, 바오로가 설명한 인간의 의화와 그 가르침은 갈라티아 서간에서 처음으로 언급된 것이다. 갈라티아 서간에 따르면, 바오로는 그리스도의 복음이 왜곡되지 않도록 옹호하며 논박하고 그리스도의 복음에 따른 복음의 진리를 갈라티아 신자들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가운데(1,6-12; 2,1-3,29) 특히 믿음을 통한 의화에 관해서 언급하며 가르친다. 사람은 율법에 따른 행위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으로 의롭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주도적인 구원 행위(예수 그리스도를통해서 인간의 죄를 용서해 주시고 인간을 의롭게 하시는 하느님의 은혜로운 자비와 사랑)를 부각시켜 강조해 주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이루어진 존재론적인 대변혁(인간의 의화)을 말해 준다. 이런 가르침은 사실 로마 서간에서 핵심을 이루고 신학적으로 더
욱 자세하게 설명된다(로마 3,20-31). 이와 같이 바오로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이루어지는 인간의 의화를 설명하면서 무엇보다도 믿음을 부각시켜 강조하는데(2,16), 하느님 사랑에 대한 응답으로서의 믿음, 곧 사랑으로 행동하는 믿음에 역점을 둔다(5,6). 이는 하느님의 은총과 인간의 행동이 지속적으로 수반되는 믿음이 갖는 불가분의 결속 관계를 말해 준다(야고 2,24 참조). 그러므로 바오로에게서 믿음을 통한 의화는 근본적으로 종말론적 특성을 지닌다고 말할 수 있다(5,5).
-Ⅰ.갈라티아 서간의 개요 / 4) 믿음을 통한 의화, p24


본 구절의 내용은 문맥상 바로 앞 구절의 내용(15절)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율법을 소유하지도 준수하지도 않은 이민족을 죄인들로 여기려고만하는 유다인들을 겨냥해 언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본디 유다인’이라고 할지라도 “율법에 따른 행위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으로 의롭게 된다는 사실”(16절ㄱ)을 분명하게 언급함으로써 바오로는 유다인들의 그릇된 사고(율법으로 인한 특권 의식과 자부심)와 왜곡된 구원관(율법 준수의 성과를 앞세워 명예와 영광을 드러내고자 하는 자아의식)을 지적하며 반박한 것이다. 반면에 연이어 언급된 내용(16절ㄴㄷㄹ)에서 이 점을 더욱 설명하고 강조함으로써 보편적인 의미를 지닌 복음(가르침)으로 선포하고자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람은 율법에 따른 행위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으로 의롭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2코린 4,14; 로마 6,9 참조)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되었는데, ‘어떠한 인간 도 율법에 따른 행위로는 의롭게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실 이 내용은 바오로가 선포하며 전한 복음의 핵심에 속하고, 갈라티아 서간에서 주류를 이룬 의화에 관한 기본 가르침이다.
- Ⅲ. 바오로의 사도직과 복음의 핵심 내용 / 4) / 16절: 율법에 따른 행위가 아니라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으로 인한 의화,p78


바오로는 갈라티아 신자들이 ‘그리스도와 하나 되는 세례를 받아 그리스도를 입음으로써’(27절)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실존 방식대로 살게 된 상태, 곧 그리스도와 친교를 나누며 일치를 이루는 삶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 그들은 ‘유다인과 그리스인’이라는 민족적 차별이나 차등과 ‘종과 자유인’이라는 신분의 차별과 사회적 차등 그리고 ‘남자와 여자’라는 성적 차별이나 차등도 없이 “모두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하나”라는 것이다. 이것은 당시 사회제도와 인간 사회의 상황을 역으로 말해 주고, 문맥상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믿음으로 하느님의 자녀”(26절)가 되어 “그리스도를 입은” 모습(27절)도 구체적으로 말해 준다. 따라서 바오로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과 그리스도와 하나되는 세례가 모든 사람을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하나” 되도록 해 줌으로써 모든 대립이나 차이를 극복하고 조화와 일치를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부각시켜 강조한 것으로 볼수 있다.
- IV. 믿음과 율법의 역할 / 1/ 4) /28절: 그리스도인들은 차별도 차등도 없이 모두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p140


바오로는 “모든 율법”이 구약 성경에서 언급되는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하여라.”(레위 19,18)는 “한 계명”으로 요약된다고 말함으로써 율법을 사랑의 계명으로 받아들여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여기서 말하는 “모든 율법”(ὁ πᾶς νόμος)은 이른바 모세의 율법(1코린 9,8-9 참조)이나 율법의 규정들(4,21 참조) 자체(5,3 참조)보다는 성경을 가리키는 율법의 긍정적 의미(구원 메시지와 하느님의 약속)와 기본정신(신뢰와 충실)을 총체적으로 뜻한다(3,21-22 참조). 그것은 이웃 사랑의 계명이 “모든 율법”을 요약하는 “한 계명”이라는 표현으로서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되는 율법(5,6; 6,2 참조)을 말해 주기 때문이다. 바오로가 이제까지 부정적이거나 소극적으로 언급한 율법을 여기서는 긍정적인 의미로 언급한 것도 바로 그런 연유에서라고 볼 수 있다. 아마도 율법의 지배 아래 종살이로부터 해방된 그리스도인들의 자유가 율법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오해나 곡해를 방지하거나 없애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Ⅴ. 그리스도가 베푼 자유에 대한 훈화 /1/14절: 모든 율법은 이웃 사랑의 계명으로 요약된다는 것, p.208



머리말 06

I. 갈라티아 서간의 개요
1. 발신인과 수신인 및 집필 장소와 연대 10
2. 집필 동기와 목적 12
3. 내용의 구성(구조)과 맥락 15
4. 주요 가르침(신학적 메시지) 20
1) 그리스도의 복음과 복음의 진리 2) 믿음과 율법 3) 복음의 진리와 자유
4) 믿음을 통한 의화 5) 성령과 하느님 자녀로서의 삶

II. 인사말과 서간의 요지(1,1-10)
1. 인사말(1,1-5) 27 2. 서간의 요지(1,6-10) 34

III. 바오로의 사도직과 복음의 핵심 내용(1,11-2,21)
1. 사도로 부르심을 받은 경위(1,11-24) 44 2. 예루살렘 사도 회의의 결정 사항(2,1-10) 56
3. 안티오키아 사건과 신학적 의미(2,11-14) 69 4. 복음의 핵심: 믿음으로 얻는 구원(2,15-21) 76

IV. 믿음과 율법의 역할(3,1-5,12)
1. 구원 역사에서 믿음과 율법(3,1-4,7) 96
1) 율법이 아니라 믿음으로 받은 성령(3,1-5) 2) 아브라함의 믿음과 하느님 축복의 약속(3,6-14)
3) 율법이 아니라 믿음으로 받은 약속(3,15-25)
4) 그리스도 안에서 믿음으로 의롭게 된 실존과 실체(3,26-4,7)
2. 갈라티아 신자들에게서 믿음과 율법(4,8-5,12) 155
1) 이전의 종살이로 돌아가지 마라(4,8-20)
2) 여종 하가르와 자유의 몸 사라: 옛 계약과 새 계약(4,21-31) 3) 그리스도인의 자유(5,1-12)

V. 그리스도가 베푼 자유에 대한 훈화(5,13-6,10)
1. 육과 영(성령)의 근본적 대립(5,13-26) 204
2. 그리스도의 율법과 성령의 인도에 따른 삶(6,1-10) 223

VI. 맺음말과 축복 기원(6,11-18) 241

덧붙이는 말 258

부 록
1. 바오로의 사도직과 신학적 의미 262
2. 복음의 진리와 그리스도인의 자유 272
3. 하느님의 의로움과 인간의 의화 285
4. 의화론에서 제기된 신앙의 문제 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