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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듦이 낯선 이들, 

행복한 노년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지혜로운 조언! 

『나이듦의 품격』은 우리의 노년을 품격 있는 삶으로 이끌어 주고자 하는 영성 도서이다. 노년의 행복을 오로지 경제적인 것과 육신의 건강에서 찾는 요즘 세태에서, 저자는 품격 있는 노년을 맞이할 수 있는 방법으로 먼저 나이가 들면서 마주하게 되는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영성적이면서도 전인적 자세로 그 시기를 받아들이는 것을 강조한다. 

이 책의 원제 ‘저녁 기도 시간Vesper Time’은 저자가 노년기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잘 설명한다. 어둠이 내리기 직전 등불을 켜고 저녁 기도를 바치는 이의 모습은 상상해 보라. 해 질 녘, 바쁘게 살았던 하루 일과를 내려놓은 이라면 자신이 그날 하루를 제대로 살았는지, 어떤 의미가 있었지 찬찬히 되돌아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만났던 이들과의 관계에서 여러 일들을 성찰하고 감사해하면서 다시 새로운 하루를 꿈꿀 것이다. 

저자는 노년에 이른 이들에게 이제 남겨진 시간은 마치 저녁 기도를 바치는 이 시간처럼 인생을 제대로 음미하기 위한 시간임을 일깨우면서, 노년기를 보내는 시간야말로 지나온 삶에서 내적인 의미를 찾고 그 의미를 확장함으로써 내면과 평화를 위한 광의의 영성 훈련을 할 수 있는 시간임을 역설한다. 그리하여 저자는 이 책에 이제 은퇴를 앞둔 이들, 나이듦이 낯선 이들, 노년을 의미 있게 살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지혜와 지침을 풍요롭게 담아 놓았다. 


다섯 가지 시선으로 바라보는 나이듦의 미학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다섯 가지의 측면, 즉 기억memory, 친밀intimacy, 쇠약diminishment, 감사gratitude, 수용acceptance이라는 시선으로 돌아보며 ‘나이듦’이라는 주제를 향해 서둘지 않고 편안하게 다가간다. 

첫 번째, 기억 편에서는 살아온 삶을 기억하며 부정적인 기억은 거둬 내고 성숙에 도움을 준 기억에 머물게 함으로써 삶에 더욱 귀 기울이도록 이끈다. 

두 번째, 친밀 편에서는 가족이나 친구, 동료, 공동체와 같은 인간관계와 자연 안에서 느끼게 되는 일상적인 친밀함을 통해 하느님께 더욱 다가갈 수 있음을 역설한다. 

세 번째, 쇠약 편은 기억, 건강, 오랫동안 해왔던 일과 업적 등 자신의 모든 것이 쇠락해 가는 과정을 통해 그동안 지녔던 완고함을 넘어 공감의 시야를 더 넓히도록 이끈다. 

네 번째, 감사야말로 노년기에 점점 커지는 압박감을 해소할 수 있는 해독제임을 강조하며 삶에 감사하는 습관은 풍성해진 인생의 마지막 장을 완벽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것임을 설명한다. 

다섯 번째, 수용에서는 쇠락과 쇠퇴의 과정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감당하는 것이야말로 지속적인 관상의 원천이 되고 노년기의 핵심적인 영성 훈련이 된다는 점을 다루고 있다. 


‘100세 시대’의 재앙?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노년에 관련된 책과 강의가 넘쳐나지만, 경제적인 안정이나 건강 제일주의가 전부인 양 강조하는 실용서나 강의가 대부분이다. 100세 시대를 눈앞에 둔 지금, 과연 몇 억 원의 노후 자금이 우리의 노년을 보장해 줄 수 있을까? 과연 육체적 건강만이 그러한 우리의 노후를 책임질 수 있을까?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나이듦과 죽음이건만, 우리는 그것을 피할 수 있는 한 피하다 보니, 어느 순간 너무도 낯선 나이듦과 그에 따라오는 죽음이라는 실체가 코앞에 다가와 있는 현실 앞에 당혹스럽기만 하다. 이 낯설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이 나이듦은 과연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나이듦의 우리 인생의 후반부를 동행하는 품위 있는 친구가 되게 할 수는 없는 것일까? 

오늘날 대한민국은 불행히도 OECD 국가 중 ‘노인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떨쳐 내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일과 가족을 부양하는 일에 매달려 왔고, 성공을 향해 바삐 달려오느라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여유조차 없었던 듯하다. 심지어 받아들이기조차 어려운 노년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제대로 배워본 적도 없다. 이런 상황이라면 요즘과 같은 ‘100세 시대’의 장수야말로 미덕이 아닌 재앙이 되는 건 아닐까. 


‘100세 시대’의 혜안!

이 책, 『나이듦의 품격』의 저자는 노년기가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영성을 탐구하기에 그 어느 때보다 적절한 시기임을 강조한다. 그리고 저자 자신의 삶에 대한 통찰과 실제적인 제안을 통해 우리에게 나이듦에 대한 영감을 불어넣어 주고, 우리보다 앞서 인생길을 걸었던 위대한 여행자들의 빛을 통해 우리 자신의 인생을 숙고할 수 있도록 이끈다. 이 영감과 숙고야말로 우리가 나이 드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약함을 강인함으로, 상실을 감사로, 죽음을 새로운 생명으로 바꾸는 연금술의 기초가 될 것이라 믿는다.


1. 기억 

2. 친밀

3. 쇠약

4. 감사 

5. 수용


[가톨릭신문사]

「나이듦의 품격」

노년을 제대로 음미하며 살고 싶다면
프랭크 커닝햄 지음/김영선 옮김/304쪽/1만5000원/생활성서

발행일2019-11-03 [제3168호, 19면]


OECD 국가 중 노인 자살률 1위.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고 있는 한국 사회의 안타까운 민낯이다. 아울러 100세 시대로 접어든 우리 사회가 육체적인 건강만으로 노후를 보장할 수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영적인 만족감을 누리며 나이들 수 없을까. 프랭크 커닝햄이 쓴 「나이듦의 품격」은 영적으로 풍요롭게 노년으로 가는 길에 힘을 보탠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약함을 강인함으로, 상실을 감사로, 죽음을 새로운 생명으로 바꾸는 거룩한 연금술을 요구한다. 노년의 영적 성숙을 주제로 강연을 펼치고 있는 프랭크 커닝햄은 나이가 들면서 마주하게 되는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영성적이면서도 전인적 자세로 그 시기를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영성을 탐구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바로 노년기다. 따라서 저자는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다섯 가지 측면으로 정리해 노년을 품격있게 보낼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첫째는 ‘기억’이다. 부정적인 기억은 거둬 내고 성숙에 도움을 준 기억에 머무는 노력을 통해 삶에 더욱 귀 기울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친밀함’도 중요한 요소다. “자연과 나누는 친밀함과 인간관계의 친밀함은 하느님의 은총을 보여 주는 창이 된다”고 밝힌 저자는 친밀함 안에서 하느님을 발견하는 영성훈련이 필요하다고 전한다.

아울러 ‘쇠락’을 통해 공감의 시야를 더욱 넓힐 수 있으며, ‘감사’하는 습관도 삶을 풍요롭게 이끈다고 덧붙인다.

품격있는 노년으로 가는 마지막 방법은 ‘수용’이다. 쇠락과 쇠퇴의 과정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감당하는 것이야말로 지속적인 관상의 원천이 되고 노년기의 핵심적인 영성 훈련이 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이렇게 정리한다. “시간은 더 이상 어린 시절에 뛰어놀았던 수영장과 같은 정체된 물이 아닙니다. 정해지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 버리는 강물과 같습니다. 우리에게 남아 있는 시간은 인생을 제대로 살아 보기 위해 남은 시간입니다”

책은 우리가 인생을 제대로 음미하며 노년기를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글쓴이 프랭크 커닝햄

미국의 저명한 종교 서적 출판인. 인디애나주 노트르담에 있는 아베마리아 출판사에서 단행본 편집자이자 발행인으로 활동했다. 신문과 잡지에 많은 글을 기고했으며 대학에서 논술을 가르쳤다. 은퇴 후에는 다양한 대중 강연과 워크숍 등을 통해 노년의 영적 성숙에 대한 글들을 전하고 있다. 


옮긴이 김영선

마리아 전교자 프란치스코회 소속의 수도자로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에서 석박사 통합 과정을 수료하고 미국 보스턴 칼리지에서 구약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광주가톨릭대학교에서 구약 성경을 가르치며 사제 양성과 평신도를 위한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기도로 신학하기 신학으로 기도하기 』, 『마음을 치유하는 25가지 지혜 』, 『지혜 여정 역사서』시리즈(총 4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