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현은 차남 김제준을 낳았고, 김제준은 고 우르술라와의 사이에서 1821년 8월 21일(순조 21년)에 아들 재복을 낳았습니다. 그가 바로 김대건입니다. 어린 김대건은 신앙을 지켜 나가던 집안 어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랐을 것입니다. 이렇게 이어진 신앙은 이 집안 4대에 걸쳐 10명이 넘는 순교자를 배출합니다. 훗날 김대건 신부와 부친 김제준, 당고모 김 데레사, 세 사람이 시성되는 영광을 누렸고, 오늘날 한국천주교회는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라는 너무도 소중한 한 사람을 얻었습니다.
- 27쪽, 대를 이은 신앙
가족을 떠나 마카오라는 낯선 땅으로 향하는 세 소년의 심정은 어떠했을지 생각해 봅시다. 그리고 그 옛날 광야에서 구세주의 오심을 예비하던 요한 세례자의 마음도 함께 떠올려 봅시다. 누군가를 위해 그의 길을 준비해 본적이 있나요? 더 크고 소중한 것을 위해 자신의 안위와 욕망을 버린 그들의 빈 마음을 닮고 싶습니다.
- 42쪽, 세 소년
이역만리에서 병사한 최방제의 시신은 마카오의 성 미카엘 묘지에 안장됩니다. 사제의 꿈을 안고 멀고 먼 마카오에까지 온 소년들은 이제 사랑하는 친구를 하느님 품으로 보내려 합니다. 최방제를 떠나보내는 마카오 공동체 선교사들과 남은 두 소년의 모습을 그려 봅시다.
- 59쪽, 친구의 죽음
하느님 나라는 하느님의 다스림이 있기에 사랑과 평화와 희망이 가득한 나라입니다. 죄의 지배를 받으면 사탄의 나라가 되고, 하느님의 다스림을 받아 계명을 지키면 그곳이 곧 하느님 나라입니다. 하느님 나라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주님의 일을 함에 있어서 나에게 장해가 되는 것은 무엇일까요? 나는 그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나요?
- 74쪽, 포기는 없다
그날 김가항 성당에서 페레올 주교의 집전으로 거행된 김대건 사제 서품식 장면을 떠올려 봅시다. 비록 조선 땅이 아닌 중국에서 거행되었고, 예식에 참여한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았지만 조선의 첫 사제가 탄생하는 순간의 감동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웠습니다. 철저히 순명의 삶을 살겠다는 표시로 바닥에 엎드려 있는 김대건 신부의 모습을 상상해 봅시다.
-77쪽, 사제품
신앙 때문에 남편을 잃었고, 또다시 아들을 떠나보내는 어머니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나이 드신 어머니를 홀로 두고 떠나야 하는 아들의 마음은 어떠할까요? 10년 만에 만난 아들을 보내야 하는 어머니의 입장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나는 어떤 부모이고 싶은가요? 아이들에게 좋은 부모란 어떤 부모인지 생각해 봅시다.
- 91쪽, 어머니를 만나다
김대건 신부의 마음속에는 교우뿐 아니라 모든 동포들에대한 사랑과 연민이 가득했습니다. 그래서 스승 리브와 신부에게 조선의 어린 아기들에게서 천연두를 퇴치할 수 있는 처방을 알려 주십사 간곡히 청했습니다. 그는 대외 문호를 개방하고 종교의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당시 암울했던 조국과 민족의 미래를 위해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 92쪽, 동포 사랑
삼엄한 감시와 폭풍우를 만나 죽음의 위협을 느낄 때도 있었고 도저히 혼자 힘으로는 헤어나기 어려운 난관에 봉착할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님께서 끝내 지켜 주시리라는 확고한 믿음으로 김대건 신부는 더욱 기도의 길로 나아갔습니다. 김대건 신부는 교우들에게도 기도 안에서 신앙의 자유를 얻게 되는 날이 오기를 기다리라고 당부하고 또 당부합니다. 김대건 신부의 담대함과 불굴의 투지, 헌신과 순명은 바로 끊임없는 그의 기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 102쪽, 기도하는 사람
김대건 신부는 옥중에서 스승 신부들에게, 페레올 주교에게, 그리고 조선 교우들에게 편지를 적어 보냅니다. 반역죄로 사형 선고를 받기 전이었지만 그는 자신이 순교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당신의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기도하시는 예수님의 마음과 마지막을 받아들이며 옥중 편지를 쓰는 김대건 신부의 마음을 헤아려 봅시다.
- 107쪽, 옥중에서 1
예수님과 김대건 신부에게 내려진 사형 선고에 담긴 하느님의 뜻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십자가 수난을 통해 우리가 고통 중에 있는 이들과 어떻게 일치를 이룰지 깊이 성찰할 수 있도록 권고하십니다. 지금 내 주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가 있다면 어떻게 그와 하나가 될 수 있을까요?
- 113쪽, 옥중에서 2
둥둥둥……. 울려 퍼지는 북소리에 맞춰 열두 망나니들이 칼을 휘두르며 그를 에워싸고 춤을 추며 돌아갑니다. 소름끼치는 괴성, 푸르다 못해 섬뜩한 칼날. 하늘이 두려운지 죽임이 두려운지 한나절 마시고도 타는 목을 술로 축이는 그들은 이제 하늘과 땅을 갈라놓으려 합니다. 이윽고 내리치는 칼날이 한 번 그리고 돌고, 두 번 그리고 돌고, …… 그렇게 여덟 번. 그들이 수십 번 수백 번 칼질을 한다 해도, 결코 하늘과 땅의 질긴 인연을 잘라 낼 수 는 없었습니다. 세상 언어로는 표현할 길 없는 그것은 차라리 헤아릴 수 없는 신비. 새하얀 모래밭을 피로 물들이며 처참하게 목이 잘린 그는 스물여섯 젊은 조선의 사제였습니다.
- 114-115쪽, 순교 1
그리스도인의 귀감,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이며 우리의 첫 사제인 김대건 신부는 이 땅의 교회와 이웃을 위해 스스로 번제물이 되어 이렇게 200여 년 역사를 지켜 왔습니다. 그가 흘린 피는 우리의 무딘 심장을 뛰게 했고, 그 잘린 육신은 기름이 되어 우리 영혼의 불을 밝혀 왔습니다. 그 숭고한 삶은 우리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아 우리를 깨울 것입니다.
- 136쪽, 성인이 남긴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