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제 수품 40년,
손희송 주교의 교회 이야기
신앙의 개인화와 세속화가 깊어지면서 교회의 의미를 묻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신자들은 교회를 떠나고, 또 다른 이들은 교회 안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고민한다. 그럼에도 교회는 여전히 신앙인의 삶이 시작되고 자라나는 자리이며, 복음의 가치를 세상에 전하는 공동체다. 그렇다면 오늘날 교회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며, 신자들은 교회를 어떻게 이해하고 살아가야 할까.
사제 수품 40주년을 맞은 손희송 주교는 신간 《주님의 교회 우리의 교회》에서 이러한 물음에 답하며, 교회의 본질과 사명을 차분하게 되짚는다. 서울 대신학교에서 20여 년간 신학생을 양성하고, 가톨릭교리신학원에서도 교회론을 가르쳐 온 그는 서울대교구 보좌주교와 의정부교구장을 거치며 쌓은 사목 경험과 교회에 대한 통찰을 이 책에 담아냈다.
저자는 이 책이 체계적인 교회론을 전개한 학술서는 아니라고 밝힌다. 대신 교회를 위해 봉사하는 이들과 신앙 안에서 교회의 의미를 되새기고 싶은 이들을 위해, 교회가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그리고 오늘날 신앙인들이 왜 교회를 사랑해야 하는지를 차근차근 설명한다.
저자는 이를 “새롭거나 특별한 것 없는 평범한 내용”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안에는 교회를 통해 받은 하느님의 은총에 대한 감사와 교회를 향한 깊은 애정이 담겨 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자신의 영적 유언서에서 고백한 대로 교회는 “모든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몸을 소중히 여기듯이, 그리스도 신앙인은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 머리말 중에서
‘주님이 세우신 교회’에서
‘우리가 일궈 가는 교회’로
이 책은 두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1부 ‘주님이 세우신 교회’에서는 교회의 기원과 신학적 토대를 다룬다. 교회가 하루아침에 탄생한 것이 아니라 구약 이스라엘의 역사에서부터 예수님의 공생활과 십자가 죽음, 부활, 성령 강림에 이르기까지 긴 구원 역사 안에서 형성되어 왔음을 보여 준다. 이어서 신약 성경에 나타난 교회의 자기 이해인 ‘그리스도의 몸’, ‘하느님의 백성’, ‘성령의 성전’을 설명하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의미를 살펴본다. 또한 거룩하면서도 동시에 죄스러운 교회의 모습을 성찰하며 그 본질을 되짚어 본다.
2부 ‘우리가 일궈 가는 교회’에서는 오늘날 신앙인들이 교회 안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다룬다. 저자는 교회를 세상의 가치와 대조되는 공동체로 이해하며, 그 정체성이 무엇보다 미사를 통해 드러난다고 말한다. 또한 보편 사제직과 직무 사제직의 차이와 연관성, 평신도 봉사자의 사명, 교회의 신앙 전수 역할을 차례로 설명하며 오늘날 교회를 살아가는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한다.
저자는 신앙이 다음 세대로 전해지려면 이론이나 관습만으로는 부족하며, 먼저 신앙의 길에 들어선 이들의 삶이 증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교회의 의미를 새롭게 이해하고 싶은 신자, 교회 안에서 봉사하는 이들, 그리고 교회론을 쉽게 접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든든한 이정표가 되어 줄 것이다.
교회의 시작부터 존재했던 빛과 어둠, 곧 은총과 죄의 공존은 세상 마지막 날까지 지속될 것이다. 물론 어둠을 몰아내고 죄를 극복하려는 노력은 계속되어야 하지만, 거기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은 종말에 하느님의 나라가 완성되었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 그때까지 교회는 '보화를 담은 질그릇'의 모습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 본문 중에서


글쓴이 손희송
경기도 연천에서 태어나 1986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대학교에서 교의신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같은 해 서울대교구에서 사제품을 받았다. 1992년 귀국하여 1994년까지 서울대교구 용산 성당에서 주임 신부로 사목했으며, 1996년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교의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동 대학교에서 신학 교수를 역임했다. 2012년부터 서울대교구 사목국 국장으로 재직하던 중, 2015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서울대교구 보좌 주교에 임명되었고 2024년 3월에는 제3대 의정부교구장으로 임명되었다.
저서로 《우리 시대의 일곱 교황》,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겨자씨 자라나서 큰 나무 되듯이》,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며》, 《하느님 사랑의 손길 일곱 성사》, 《그리스도교 신학의 근본 규범인 예수 그리스도》, 《주님이 쓰시겠답니다》, 《믿으셨으니 정녕 복되십니다》, 《성사, 하느님 현존의 표지》, 《주님의 어머니, 신앙인의 어머니》, 《미사 마음의 문을 열다》, 《절망 속에 희망 심는 용기》, 《사계절의 신앙》, 《칠성사 믿음의 문을 열다》, 《마르코 복음 기쁨의 문을 열다》 등이 있다.